◆ 개요
우리 인생의 시간에서 노년기로의 전환과 오랜 기간 일했던 직장에서의 은퇴는 개인이 자신의 재정적, 사회적, 정서적 균형과 안정을 고려하게 만드는 중요한 인생 사건인 셈이다. 은퇴 이후의 안정 유지에 필요한 준비를 우리는 노후 준비라고 부른다. 대부분은 사람은 40대 중년의 나이로 접어들면서 은퇴 후 노후 준비가 되어있는지 점검한다. 하지만 요즘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취업과 동시에 노후 준비를 하는 청년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이러한 퇴직 후 노후 준비에 대한 직장인과 자영업자의 심리적 인식에 대한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본 글에서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 이론, 사회 비교 이론, 자기 결정 이론을 중심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에릭슨(Erik Erikson)의 이론은 개인이 8가지 심리·사회적 단계를 거치며, 각 단계는 독특한 성장 과제를 제시한다고 가정한다. 개인의 나이가 60세가 되면 개인은 '자아의 성공 혹은 절망' 단계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데, 직장인과 자영업자는 이 단계에 다르게 접근한다는 이론이다.
직장인의 경우
퇴직은 직업적 경력의 종료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으며 잠재적으로 상실감과 실존적 의문을 제기한다. 직장생활의 초기 단계를 성공적으로 쌓아 올린 사람들은 자신의 성취를 되돌아보고 직장에 대한 기여에 만족감을 느끼면서 삶 전반의 성공을 경험할 수 있다. 반대로, 성취되지 않았거나 불만족스럽다고 느끼는 개인은 절망과 씨름하고 놓친 기회를 후회하며 자신 존재와 삶의 목적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자영업자의 경우
직장인의 은퇴와 유사한 개념으로 영위하던 사업을 종료하는 경우에 자아 온전함과 절망이 혼합된 상태로 이 단계에 접근할 수 있다. 만약 사업적 목표를 달성한 경우라면 성취감을 경험하면서 기업가로서의 도전해 왔던 모든 시간에 보람과 만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자영업의 독특한 특성으로 사업적 목표가 종종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에 얽히기 때문에 더 강한 정체성의 반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말하자면 기업은 기업가의 정체성이 반영되는 거울인 셈이다. 이런 관점에서 만약 성공적인 기업을 구축했다면 더 자랑스러운 자아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가지겠지만, 심각한 실패와 좌절에 직면한 기업가는 더 큰 절망감에 직면할 수도 있다.
Leon Festinger가 제안한 사회 비교 이론은 개인이 자기 능력과 상황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여 자신을 평가한다고 가정한다. 60세가 되면 노후 준비에 대한 인식은 직장동료나 지인, 사회통념이나 기준값의 비교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직장인의 경우
더 많은 소득을 얻었거나, 직장 외 다른 생활 방식을 선택한 지인들과 비교하여 은퇴 준비 상태를 평가하면서 상향식 사회적 비교를 느낄 것이다. 이는 자신의 준비상태가 부족하다고 인식하면 열등감을 느낄 수도 있다. 또는 지인의 재정적 성취 수준과 일치하거나 이를 능가하는 물질적 환경적 성공을 이루었다고 느끼면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자영업자의 경우
직장인에 비해 독특한 사회적 비교를 경험할 수 있다. 그들은 유사업종의 동료나 다른 기업가와 비교하여 비즈니스 성공, 재정적 안정성 및 은퇴 준비를 평가할 수 있다. 이러한 비교에서 그들이 자신이 성공적인 회사의 성장을 이뤄왔다고 인식한다면 개인적 성취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반면에 그와 반대되는 현실적 준비상태에 대한 비교는 은퇴 기간 재정적 안정에 대한 근심·걱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Deci와 Ryan이 개발한 자기 결정 이론은 내면적 정서와 행복을 증진하는 데 있어 개인의 자율성 역량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60세의 노후 준비에 대한 인식은 자율성과 자기 규제의 관점에서 볼 수 있다.
개인의 신념과 계획에 맞춰 퇴직을 준비한 직장인은 더 큰 자율성과 자기 결정권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 어쩔 수 없이 은퇴해야 한다고 느껴서 퇴직한 사람들이 재정적 한계에 직면하면, 삶의 이끌어갈 통제력 상실로 인해 삶의 질이 저하될 수 있다고 인식한다. 따라서 자신의 의지와 철저한 계획에서 실행되는 은퇴와 이후에 자기 주도적인 사회활동에 참여하면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가 높아질 수 있다.
자영업자는 사업 활동에 있어서 직장인보다 더 큰 자율성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자율성은 은퇴 후 계획까지 확장되어 재정 문제, 건강 관리 및 여가 활동에 대해 삶 전체에 입각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이러한 자율성은 오히려 은퇴 이후의 모든 선택적 사안을 독립적으로 알아보고 결정해야 하므로 책임이 증가할 수도 있다.
◆ 결론
퇴직 후 노후 준비에 대한 인식은 직장인과 자영업자 간에는 생활방식의 영위에서 비롯되는 차이가 있으며, 이는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이론, 사회 비교이론, 자기결정이론 등 심리학 이론을 통해서 설명된다. 직장인과 자영업자는 자아의 성공과 실패와 관련된 공통된 문제가 있지만, 자신의 계획적이고 주도적인 재정적 준비와 계획이 은퇴 후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준다는 유사성은 가지고 있다. 삶의 전반에 걸쳐 주변 환경 사회요인 등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시간이 지나서 대부분의 결과는 자신에게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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