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요
예술은 심리학적 관점에서 연구하는 하나의 분야이며 이는 과학적 체계에 기초한다. 철학이라는 프레임에서 볼 때 인간의 근본과 내면의 심리에 대한 탐구의 불만이 심리학에는 체계를 낳게 한 것과 마찬가지로 철학적 미학에 대립하여 성장해 온 것이 예술심리학이다. 이는 현재까지도 지속해서 논의되고 있는 분야로 아직 완전한 체계가 수립되었다고 할 수 없으나, 그동안 역학적으로 발전되어온 연구 방향을 살펴보면 크게 두 가지의 방향이 있다.
첫 번째는 예술 자체를 심리학적 연구의 방법으로 연구하고자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심리학적 연구의 틀 안에서 예술 연구에 관여하는 것이다. 전자는 미학, 예술학의 흐름에서 나온 것이라 각각의 장르마다 해당 연구 대상이 있어 대상별로 연구 방법에 있어 차이가 있다. 후자는 심리학적인 논지를 세우고 그에 따른 분석이 시작된다. 미적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대상의 특성이나 미적 호기심의 문제, 상징이나 양식의 문제 예술가의 내면적 성향, 동기, 철학, 개성 등 작품과 작가의 연결고리에 대해서 독자나 대중의 심리학적 문제 등 여러 방면들을 다루는 학문이라고 볼 수 있다.
예술심리학은 일반적으로 주변 환경에서 비롯되는 동기부여와 이를 가능케 하는 환경의 작용의 두 가지 분야에서 고찰되며, 미술, 음악, 문예, 종합예술 등의 여러 분야에서 보인다. 시각예술이 대다수를 차지하나 음악심리학은 음향심리학의 진보적 도전에 의해서 독립체계를 갖기 시작하였다. 문예 심리학은 정식 분석학파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며, 종합예술 분야들에 대해서는 단편적인 고찰이 되는 현실이다. 여기서 예술심리학은 무엇이며, 논의되고 있는 이슈는 무엇인지 알아보자.
예술심리학은 예술 전반의 모든 과정에 참여하는 사람들과 관련된 문제, 즉 예술가, 예술행사담당자, 수용자, 비평가와 관련된 문제에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이들 중에서 특히 예술가와 수용자의 역할은 가장 많은 관심을 얻어왔다. 예술 심리학자는 기본적으로 예술의 창조와 그에 대한 반응을 가능하게 하는 심리적 기제에 관심을 가진다. 두 가지 폭넓은 의문이 예술가에 대한 심리학 연구를 주도해 왔다. 첫째, 무엇이 예술가가 창조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가? 둘째 예술 창조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어떤 인지적 기제가 작용하는가? 그리고 감상자에 대한 연구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물음에 의하여 주도되어 왔다. 첫째, 무엇이 대중들이 예술작품을 관람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가? 둘째 예술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 어떠한 유형의 인지적 기술이 필요한가? 이처럼 상당히 광범위한 문제와 씨름했던 최초의 사람들이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이다. 플라톤은 예술의 창작과정에 대한 견해뿐만 아니라 예술가들을 창조하도록 이끄는 것에 관한 이론도 전개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예술 창작에 관한 디오니소스적인 견해에서 비교적 거리를 두었다. 대신에 그는 창작과정에 세밀하게 통제된 기술이 포함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두 가지 상반된 견해, 즉 예술을 통제 불가능한 광기로 보는 견해와 예술을 주의 깊은 이성적 기술로 보는 견해는 계속 반복해서 나타났고, 심지어 오늘날에도 심리학자들을 양극화 시키고 있다.
고대 그리스 이래로 철학자는 물론 예술가도 예술의 창작과 그 반응이라는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거듭 씨름해 왔다. 예컨대 19세기 시인들은 예술 창조의 신비와 화해하고자 플라톤을 다시 불러냈다. 워즈워스, 블레이크, 셀리, 콜리지 같은 작가들은 이성에 맞서 상상, 감정, 비이성적인 것들을 예술의 근원으로 보아 칭송하였다. 예술이란 이성적 규칙과 단순한 기교만으로는 생산될 수 없는 것이며, 오히려 비이성적인 수단에 의하여 창조된다고 믿었다. 그들은 의식적이고 이성적인 정신은 예술 창조에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여기고 이성의 간섭은 오히려 예술적 창조를 부정하는 일이라고 믿었다.
심리학자들이 예술에 관한 근본적인 문제들을 다루는 방식은 철학자나 예술가의 접근과는 다르다. 심리학자들의 예술에 관한 연구가 이들과 다른 것은 제기된 문제가 아니라, 문제의 답을 추구하는 방식이다. 철학자와 예술가의 주장은 논리적 분석과 내성적 고찰에 근거하지만, 심리학자들은 경험적 바탕 특히 실험적 바탕에 근거해서 문제에 대한 답을 찾는다.
◆ 결론
예술심리학은 인간 활동에 관한 타 분야의 심리학에 비해 많이 뒤처져 있다. 심리학자들은 과학적 연구에 필요한 추론유형에 대해 상당히 주의를 기울여 왔지만, 상대적으로 예술에 대해서는 거의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그러나 인류 역사의 도정에서 예술은 늘 과학보다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 왔다.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사고가 구성된 것은 후기 르네상스 문화의 시대가 도래한 이후의 일이다. 더욱이 그것은 개인들로 이루어진 일부 소수집단에 국한되어 남아 있다. 이와 달리 예술에 대한 참여는 수천 년 동안 광범위하게 보편화가 진행되어 왔다. 예술심리학에 대한 연구가 상대적으로 빈약했던 것은 최소한 세 가지 이유가 있다. 흔히 예술은 신비한 것으로 여겨져 왔기 때문에 연구자들이 예술에 대한 경험적 연구가 불가능하다고 가정한 이유이고, 대다수 심리학자가 상대적으로 예술에 친숙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들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었다. 마지막으로 개별적인 예술 작품들이 가진 시대적 상황, 작품의 배경 등에는 다양한 작가의 논지들이 내포되어 있어서 하나의 이론으로 정립하고 체계화하는 일들이 심리학자들에겐 용이한 일은 아닐 것이다. 예술심리학만큼 앞으로 밝혀져야 하는 것과 이미 밝혀져 확립된 것 사이의 간극이 큰 심리학 영역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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